고난의 혹한기 야간행군
시작은 그저 이러하였다.
1월의 마지막 주말,
친
구들과 함께 떠난 서해바다에서
친구는 나에게 살이 엄청나게 불었다고
갖은 모욕과 수모를 주었다.
그
리고 곧 다가올 설연휴.
친척들로부터의 포풍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작금의 상황을 계속 좌시할
수는 없는 바,
내주 주말의 행군을 기획하였다.
한주간
행군의 부상을 예방하고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하루에 5km 정도씩 미리 걸어두었고
어느덧 결행의 날은 찾아 오고야 말았다.
이천십년 양력 이월 육일 오후 일곱시를 기해 집을 나선다. ( 이미지 회전은 귀찮으므로 생략 )
반지하방 회사 숙소라서 이 쪽문을 나설때 마다 빛의 세계로 나아가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딱 히 차려입거나 챙길만한 물건은 없기에
어디서 자게될지 분명치 않아 치약, 칫솔, 수건정도만 챙기고
MP3 플레이어와 아이팟, 아이폰, 충전기를 골고루 갈무리 하였다.
본인의 카메라는 현재 어머님이 소지하고 계시기에 스킵하고 아이폰을 이용하기로 한다.
집이 방이동인 관계로 집을 나선지 10분만에 석촌호수에 도착하였다.
밤 바람이 차서 인지 운동하는 주민들이 많지는 아니하였다.
저 멀리 보이는 잠실 롯대백화점의 불빛이 나를 반기는 듯 하다.
롯데월드를 알짱거려볼까 했지만 사진찍자고 거기까지 가는건 좀 귀찮구나.
롯대월드 정문.
원래 계획은 잠실대교 밑으로 한강을 따라 김포까지 흘러들어가는 것이었다.
잠실대교 근처까지 왔다가 잘 생각을 해보니.. 행군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일이 까마득하여
(원래 금요일 저녁 출발, 일요일 복귀가 예정이었으나 하루가 딜레이 된 상황이라 무리가 있다고 판단.)
경 로를 수정하였다.
그래, 나의 홈그라운드, 수원으로 가자.
7시 42분 신천역 도착.
역시 신천은 사람이 많고 시끌벅쩍 하다.
개인적으로는 인적이 드물고 후미진 곳들을 좋아하는지라,
신천같은 번화가보다는 그냥 동네 술집을 애용하는 편이다.
잠시 편의점에 들려 십칠차를 구매하였다.
슬슬 걸어가면서 행군 루트에 대한 고민을 해 본다.
어떻게 가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
그래, 일단은 나침반을 이용해서 남서쪽으로 이동하자.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를 지나 탄천교에 진입하였다.
저 멀리 국민대학교 간판이 보인다.
한시간 이십분쯤을 걸었을게다.
아파트 내에서 좀 헤멘 관계로 루트를 명확히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길 건너 노점상에서 오뎅을 씹으며 예상 이동경로를 찾았다.
GIS 관련 앱을 동원하여 다각도로 분석하였다.
일단 대치역을 지나 쭉 직진하여 사당을 찍고 과천으로 건너가자.
과 천을 넘어가는 길은 알고 있으니
과천 시내쪽만 지도보고 걸으면 되겠지.
안양 인덕원 부터 수원이야 홈그라운드니까 눈감고도 다닐수 있어.
친구들 한테 문자를 보내본다.
' 경로 변경. 사당 우회후 수원으로 이동. 명일 오전 도착 예정. '
대치역 도착. 8시 44분.
아직은 가뿐하다.
팔 도 휘휘 저으면서 속도를 내어본다.
전에 계산해 봤을떄 수원까지가 40km가 좀 안됐던것 같으니까,
빠 른걸음으로 걸어서 평속 5km/h 로 잡고 간다면
8시간정도 걸리겠군.
이거 새벽 세시쯤 도착하는거 아닌가?
좀 돌아서 가야 아침에 맞춰서 가겠군.
매봉역 도착. 아홉시가 약간 넘었다. 걷기 시작한지 두시간이 약간 넘었군.
뱃속에서 소식이 온다.
재빨리 매봉역에서 밀어내기를 실시한다.
몇일간 걷기 운동을 해두길 잘 한것 같다.
별 무리도 없고 걷는게 가뿐하다.
아홉시 사십분. 양재역 도착.
예비군 훈련 끝나고 전철타러 잠깐 나온 이후로는 처음이다.
아, 생각해보니 동생들이 코스트코에 피자먹으러 가자는 꾀임에 빠져 나온적이 있긴 했다.
남자샛퀴들 넷이서 코스트코에 피자를 먹으러 왔었다니.. ㅋ
서초구청 앞. 분수인지 인공폭포인지 분간은 안되지만 꽁꽁 얼어있다.
저건 자연적으로 언게 아니고 저렇게 얼도록 인위적인 무언가를 했겠지.
아.. 사당가는 길은 꽤 멀구나..
예술의 전당을 처음 본다. 꽤 넓구나. 국립 국악원도 꽤 크네.
한 예종이 여기구나..
하루종일 먹은거라곤 라면 한개와 탄천교 지나서 먹은 오뎅 두개가 전부.
배 가 슬슬 고파진다. 사당쪽 가서 김밥이라도 먹을까..
사당역에 도착.
열시 사십분이 약간 넘었다.
우 와, 잠실에서 사당까지 세시간 사십분이나 걸리는구나!
대충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다시 잡았다.
배가 고픈 관계로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을 샀다.
하악하악 마음이 든든해!!
남태령 도착. 기온이 점점 떨어진다.
손이 꽁꽁 얼어버려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
요술장갑이라도 하나 살껄 그랬나?
남태령 올라오면서 김밥 한줄을 다 먹었더니 속이 좀 든든하다.
근데 살빼려고 걸으면서 이렇게 막 쳐먹어도 되나?
탄수화물을 모두 소비하고 지방을 태우려고 할 찰나에
탄수화물을 보급하는것 같은 느낌이다.
난 골목골목 걷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쭉 뻗은 큰길에서 걷는건 내 취향이 아니다.
구경할 것도 별로 없어서 그냥 휘적휘적 걸어갈 뿐.
다음 역까지는 아직 멀었나..
이정표에 서울대공원이 보인다.
가는길에 잠깐 들렸다가 갈까?
선바위 역 도착. 시간은 열한시 사십분을 막 넘기고있다.
지 도를 보는데 현위치를 잘 못잡는다.
순간 내가 어느쪽으로 걸어왔는지 잘 감이 잡히질 않는다.
결국 이정표로 대충 판단을 해 본다.
일단 경마장 경유해서 서울랜드 찍으면 과천 번화가 쪽으로 빠질 수 있겠구나.
오는길에 아이팟을 집어넣고 아이폰으로 다시 검색을 해 보았다.
어 두운데다가 방향감각이 제 역할을 못해주는 바람에 좀 허둥지둥 거렸다.
다음 지도로 방향을 제대로 잡고 경마공원역에 도착.
경마장에 경마하러 마지막으로 왔던게 어느덧 2년이 넘었다.
근 3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구나.
마 지막으로 왔던게 2007년 DC 출사대회때 였던 것 같다.
사랑하는 나의 상미누나가 출사대회 일주일전에 디시에서 퇴사하는 만행을 저질러서 굉장히 슬퍼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얼굴한번 보는게 그렇게 힘들다니..
디시뉴스의 사진은 사기이니 믿지 말라는 말을 남긴채 상미누나는 그렇게 잠적했다.
나의 디시기자 오덕질도 그렇게 막을 내렸더랬다.
(상미는 사랑입니다)
이정표 사진 한컷.
경마장 입구에 도착했다.
오전이나 오후 일찍 경마경기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도박꾼' 이 많다.
오전에 다 털어버리고 돈 없으니까 집에 돌아가는 거라고 어머님께서 말씀 하셨었다.
내가 경마 좋아하는것도 다 어머님 덕인듯 하다.
어머님 돈을 잃고 나오시지는 않는데 손이 크신관계로 배팅을 좀 크게 하신다.
이거 좀 위험하다.
옛날 얘기인데 군대가기 전에 친구 커플하고 한번 경마장을 갔었더랬다.
그 순하디 순한 친구의 여친이 재미 없다는듯이 멀뚱멀뚱 있다가
우 리의 성화에 못이겨 500원을 걸었더랬다.
그날 친구 여친의 성량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 시발 야 8번마 아악 시발 야 뛰어 아 시발 8번 8번 아 뛰라고 으아 8번 시발시발시발 으아아아~~~~~~~~~ '
다 행히 잃지는 않았던 것 같다.
- 사족으로
경마장은 데이트 하기 참 좋다.
경마공원 안으로 들어가도 좋고 1층에서 봐도 좋고.
대신에 돈은 꼭 걸어라. 백원이든 천원이든.
많이 걸지는 마라. 그건 진짜 도박이니.
운좋으면 차비정도는 만들어서 나오는거고
얼추 본전치고 나오거나
즐기고 나온다고 여기고 해라.
경 마장 의외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마장 안쪽에 주차를 못했을때 바깥쪽에 주차를 하면 된다. 아니면 전철타고 가던가.
주차장 요금이 비싼편은 아니네.
이곳은 과천 서울랜드~
나 안양살때 친구들은 자전거 타고 왔다갔다 했었더란다.
난 그 당시에(초,중 시절) 그냥 여기저기 타고 다녔다.
서울랜드 보다는 백운호수쪽으로 자주 다녔던 것 같다.
시간을 보니 열두시가 조금 넘었다.
지구력에는 좀 자신이 있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다 옛날 이야기인것 같다.
발바닥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하긴.. 걷기 시작한지 다섯시간을 넘겼으니.
과천역 도착. 과천역은 대공원 빠져나오니까 바로 있더라.
과 천쪽은 개발을 참 예쁘게 해 놓은것 같다. 계획도시라서 그런걸까.
근데 예전에도 좀 느꼈지만 과천은 이상하게 휑~ 한 느낌이 있다.
과천고등학교가 여기 있었구나.
우리 형의 모교.
형 이 중학교 3학년,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수원에서 안양으로 이사를 갔었더랬다.
어머님이 우리 형 안양고 보내시겠다고 무리를 좀 하셨었지.
나름대로의 유학이었던 셈인데, 안양고는 못갔지만 과천고를 들어갔다.
지 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 (94년도 입학) 과천고는 그 바닥에서 안양고 다음이었으니까.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형은 여기까지 어떻게 통학을 했을까?
전철타고 다녔나?
정부 과천청사역 통과중.
정부청사 앞에 써있는 글귀.
[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
그래 이 개새끼들아 쫌
어느덧 배가 고파졌다.
나머지 김밥을 까먹고 있다.
ㅎ..
냉장고에 넣어둔것마냥
차갑다.
인덕원 원활 2분.
현재시간 1시 10분.
차를 타면 2분 거리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삼십분짜리 길이다.
1 시 42분 경과.
이곳 인덕원역에서 안양시내쪽으로 30분정도 걸으면 공설운동장이 나온다.
친형은 그쪽에서 둥지를 틀고 형수와 함께 조카들을 키우고 있다.
놀러갈까 생각해봤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다.
구 정때 가야지 뭐.
평촌쪽으로 나가면 예전에 살던 집과 출신 초/중학교가 있다.
인덕원 오면서는 생각을 좀 해봤는데,
옆길로 안새고 수원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다리에 부담이 오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곳은 오뚜기 안양 공장.
어렸을때 관양동쪽에 크라운 공장이 있었더랬다. (지금도 아마 있겠지만.)
거기를 지날때는 고소한 과자냄새 때문에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이 있다.
친 구들과 털려고 계획했던 기억이 있는것도 같지만.. 설마. 기억이 왜곡된거겠지.
교회가 굉장히 크다.
난 큰 교회가 싫다.
교 회 크게 지으라는게
여호와의 뜻인가
예수님의 뜻인가
목사의 뜻인가
십일조의 의미는
이 방인을 위한것이었다.
지금으로 치자면 소외계층을 위해 써야되는 돈이란 의미다.
건물 올리는것 좀 자제해라.
뭐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
걷기 시작한지 일곱시간이 넘어가고 있다. 현재시간 두시.
발바닥이 아프다.
물도 떨어졌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있나
이런다고 살이 빠질까,,
윈도우가 리붓되고 있다.
버스정류장의 버스정보안내 단말기.
핸드폰을 조금만 더 일찍 꺼냈으면 프로그레스바도 찍을 수 있었는데.. 아깝군.
부팅완료가 되자마자
자동실행으로 안내판이 실행되더라.
로또나 살껄 그랬나.
물 이 떨어진 관계로 김밥천국에 들어가서 라면을 시키고 물을 받고
아이폰 충전을 시작했다.
꽤 오래 걷기는 했구나.. 앉아있으니 얼어있던 몸이 녹으면서 피로가 좀 풀리는것 같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던가.
잠 깐 쉬었다고 온몸이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한다.
라면을 다 먹고 일어나는데 종아리와 허벅지가 뻐근하다.
그 냥 쉬지않고 걸을껄 그랬나.
호계 신사거리. 커피한잔을 뽑아먹는다.
여기에서 쭉 직진하면 예전에 군포에서 자취하던 자취방이 나온다. 그때가 정말 좋았는데..
사회 초년생으로 첫 독립을 이룩한 역사적인 나만의 공간이었다.
모든걸 내 돈으로 해결해야 하고 모든걸 내 능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자칫하면 뻘방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자취방.
뻘방이 되지않도록 겨우겨우 지켜냈었다.
역시 집에서 밥을 안해먹으면 한순간에 뻘방이 된다는 사실을
대학시절 빈대자취 생활로 느껴왔던게 도움이 된거겠지.
회사를 서울로 옮기는 바람에 더이상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아련히 추억에 잠겨본다.
다른 각도에서 본 사거리.
한성병원에는 한 두세번 정도 입원했었다.
다 심한 감기였는데 폐렴 수준이었다.
그때 이후로 잔병치레는 거의 없지만
열이 한번 오르면 무섭게 오른다.
문제는, 최근 몇년간 한번도 아픈적이 없다는거다.
혹자는 바보는 감기에 안걸린다는데,
내가 지금 왜 걷고 있는지, 내가 왜 이런 쌩 고생을 하는지 이제서야 의문이 드는걸로 봐선 답은 확실하다.
이것도 다른각도에서 본 사거리.
의왕 오전동 쪽 현대 홈타운. 벌써 2월이 코앞인데 매리 해피 뉴 이어.
구정때까지는 내버려둘 모양인 것 같다.
길이 휑 하다. 어느덧 세시 반이 넘은 시간.
8시간 30분째 무의미한 걸음을 힘겹게 옮기고 있다.
길 옆에 있는 청진동 해장국 집.
콩나물 해장국이 삼천삼백원. 다른 메뉴들도 굉장히 싸다.
나 도 모르게 사진을 찍게 만든 가격.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다..
저 길로 들어가서 직진을 하면 군포로 넘어간다.
넘어가는 길에 SK벤티움과 한세대학교가 나온다.
나는 SK벤티움 101동에서 07년에 일년간 일을 했었다.
나의 첫 직장. 즐거운 기억이다.
일년만에 회사를 옮긴 이유는 프갤 때문이다. ㅋㅋ
갤질하다 스카웃이라니.
수원쪽에서 외곽순환도로로 올라서는 길.
4시 20분 현재. 수원 지지대 고개 도착..
으아..
발바닥 너무 아프다..
종아리와 허벅지도 장난이 아니다.
내가 왜 지금 이 개고생을 하고있는거지?
수원시 간판이 나타났다.
친구한테 왓츠앱으로 자다가 깼다고 어디까지 걸어왔냐는 메세지가 왔다.
지지대 고개 초입이라고 메세지를 날렸으나 응답이 없다..
이 나쁜 년. 내 문자를 씹다니.
북수원 IC 입구.
무념무상으로 걷는다.
그냥 힘들다. 발바닥이 아프다.
날이 새려는지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진다.
꽈리가 예뻐보여서 한컷.
후.. 지지대 고개가 이렇게 길었던가..
발 전체적으로 무리가 온 상활이라 일단 아스팔트나 보도블럭을 자제하고 흙을 위주로 밟아 나가고 있다.
눈이 얼어있다.
바람때문인지 요상하게 녹아있었는데
사진을 찍고보니 그 요상한 모습이 살질 않는다.
수원을 소개하는 문구.
[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 수원 ]
저건 측면이고 정면을 찍었는데 조명이 없는지라 아무것도 안보이는 탓에 지워버림.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이 고개를 넘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화성행차도 는 지지대 고개의 상황을 그린것일까.. 여러가지 추측을 해본다.
힘들긴 힘든가보다. 별 시덥잖은..
지지대 고개를 넘은 시간. 4시 50분. 여기까지 걸린 총 시간은 9시간 50분.
친구 집. 비록 이 아줌마가 내 메세지를 씹었지만 친절히 집앞의 사진을 찍어 전송해준다.
오옷! 여기에도 청진동 해장국이!!
게다가 300원이 더 싸다!!
저 멀리서 2007번 버스가 다가온다.
내가 열시간이 넘게 걸어온 이 길을
저 버스는 15분 만에 통과하겠지..
슈발 갑자기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구만!
친구 집 근처의 대가 순대국. 4000원 세일 중이다.
왜 세일을 하냐하면 좀 복잡한데,
바로 건너편 무봉리 순대국 때문이다.
원래 지금 대가 순대국은 무봉리 순대국 이었고 지금 무봉리 순대국 자리에는 갈비집이 있었더랬다.
근데 무봉리가 장사가 잘 됐는지 상호를 바꿔서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무봉리 프렌차이즈 본사에서 열이 받았는지 어쨌든지 갈비집 자리에 무봉리가 들어오게 되고
단가 후려치기 치킨런이 시작되었다.
근데 그 치킨런은 아직도 계속되는중.
이곳은 북수원 한일타운.
친구 집이다.
인생의 동반자. 그리고 이 행군의 원흉.
한일타운 옆 아울렛.
싼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남성브렌드는 별로 없는듯.
위에는 CGV가 있다.
아울렛 앞 동상. 남자애가 비둘기를 들고 있다.
북수원 홈플러스. 정신이 점점 멍해진다. 후.
친구의 말에 따르면 북수원 홈플러스 매출액이 국내에서 두번째 라고 하던가.
홈플러스 옆 불가마 사우나.
오늘의 목적지는 이곳으로 정한다.
이제 들어가서 쉬는게 남는거다.
현재시간 5시 40분. 근 11시간을 걸었다.
체 력이 남아있으면 북문까지 걸어갔다가 올텐데..
내 첫사랑이 북문쪽에 살았더랬다.
북문 망루에서 데이트 많이 했었는데.. 지금도 북문에 올라갈수 있나는 잘 모르겠다.
그 아이와는 삼년을 만났더랬다.
고 2 때부터 나 군대가기 전까지.
부끄러운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군대를 전역했을때 그 아이는 고3 이었다.
물론 수능 끝난 직후였지만.
그 아이와는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참 많다.
웃 음 지을수 있는 일들도 있고
부끄러워서 쥐구멍에 숨고싶은 기억도 있고
슬픈 기억도 있고..
이 런 여러가지 추억을 만들어준 그 아이에게
지금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있다.
그 아이에게 지금 한마디 전하고 싶다.
' 야이 썩을년아 내가 너한테 들인 돈이 얼만데 슈발 니가 어떻게 날 버리고 딴 새ㄲ.... '
각설하고,
아직도 걔랑 연락 잘 하고 잘 살고있다.
아.. 일단 자자.. 자야지..
그리고..
오늘도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열한시간여를 걸어 수원에 도착한 나는
찜질방에서 친구에게
' 아침에 알아서 깨워 '
라
는 문자를 보내놓고
잠들었다.
열두시
반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근데 일어날 수가 없다.
종아리 허벅지 발바닥 발목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무릎은 연골이 없는 느낌이다.
군대 다닐때의 행군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
내
주특기가 1124 였던 관계로 걷는데는 이골이 나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예비군 5년차 인걸.. 벌써부터
몸이 이렇게 망가졌나..
돌이켜보면 군생활 할때는 포 무게 때문에 어께와 허리에 신경이 쏠려있어서 무릎의 고통을
등한시 했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면 군생활 때문에 몸이 망가졌거나.
겨
우 겨우 몸을 추스리고 간단히 씻은 뒤 행군의 원흉을 만났다.
친구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넌 참 대단한 샛퀴' 라고 날 추켜새웠다.
개새..
그
래도 몸보신 하라며 보신탕을 사준다.
냠냠쩝쩝
다른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러저러
해서 친구 넷이 모여
술자리가 시작되었고
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슈발 열두시까지 술을 쳐마셨다.
고 생한 만큼 술을 마신건가?
일종의 보상심리?
결
국 2007번 막차를 놓친 나는
7770 타고 사당찍고 540 으로 갈아탄 뒤 고속터미널 하차.
360
번으로 환승후 잡실역 하차.
택시타고 집에 들어옴.
그래서 어제 하루종일 죽는줄 알았음.
어
제 이 행군기를 정리하지 못한 이유는 거기에 있음.
행군 거리와 루트.
거리는 네이버 지도로, 루트는 마침 커스텀Draw쪽 개발중이라 아틀란으로 그려보았다.
엄청 많이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에 속도가 생각외로 많이 떨어져서 열한시간동안 40km 남짓.
휴식시간 감안해도 4km/h 정도의 속력이었구나.
참 이번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느낀건..
살빠지는데 좆도 도움 안됨.
출발 전 무게와 찜질방 무게에 별 변화 없음.
다음날 무지하게 힘듬.
어제는 나 파스 붙이고 생활.
오늘은 조금 나음.
누 군가 이런 뻘짓을 할까봐 내 미리 경험해보고 얘기하는거임.
다시는 이런 미친짓은 하지 않으리라.
피 의 다이어트 ~ 고난의 행군 ~ 한겨울의 혹한기 행군 - 한줄요약
' 하루에 세시간 이상은 걷지 않는게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

